허리통증 다리저림은 흔히 겪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점점 통증의 강도가 심해진다면 원인을 제대로 찾아봐야 합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허리통증 다리저림이 있으면 가장 먼저 허리디스크를 생각하지만, 중장년층 이후라면 ‘척추관협착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두 질환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발병 기전부터 치료 방법까지 차이가 있으니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척추관은 척추에 터널처럼 나있는 파이프 구조의 형태로, 이곳을 통해서 신경근이나 척수가 지나갑니다. 퇴행성 변화나 외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척추관이 좁아지면 신경이 눌리면서 허리통증 다리저림이 생깁니다. 하지로 가는 신경 신호 전달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흔히 혼동되는 허리디스크와는 발병 기전부터가 다릅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탈출해서 주변 신경을 압박하는데 반해, 반면에 협착증은 척추 내 뼈나 인대, 관절 등 구조물 자체가 비대해지거나 자라나와 척추관을 좁혀 신경을 누릅니다.
✔퇴행성 변화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척추에 퇴행성 변화가 발생하는데, 그로 인해 척추관 주변의 인대가 두꺼워지고 뼈가 자라 골극을 형성해 척추관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선천적 원인
태어날 때부터 척추관이 좁은 경우가 있습니다.
✔외상 및 반복적인 부하
교통사고 등 강한 충격이 가해지거나 지속적인 충격이 누적되면 퇴행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기타 질환
척추전방전위증, 류마티스관절염, 골다공증 등의 질환도 척추관협착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생활 습관 및 자세
바르지 못한 자세나 생활 습관, 과격한 스포츠와 같은 요인도 척추관을 좁히는 원인이 됩니다.
✔ 허리통증 다리저림
초기에는 허리 통증으로 시작해서 점차 증상이 다리로 옮겨갑니다. 엉치부터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저립니다.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숙이면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혀지기 때문에 대다수 협착증 환자가 허리를 숙인 채로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신경인성 파행
걸을 때 하지에 터질듯한 통증이 나타나 오래 걷기 힘들어지는 증상입니다. 잠시 쉬었다가 걷는 것을 반복하는 간헐적 파행이 나타나서 보행에 큰 불편함이 생깁니다. 앉아 있을 때는 괜찮은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감각이 둔해집니다. 걷다가 잠시 주저 앉아서 쉬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걷기 시작하면 또다시 통증이 나타납니다. 심해지면 보행 거리가 단축되는 것은 물론, 마비나 배뇨, 배변 장애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휴식을 취해도 낫질 않고 2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엑스레이나 MRI 검사 등을 통해서 협착의 정도를 파악하고 심각도에 따라 치료 방향이 결정됩니다. 경미한 단계에서는 소염제나 근육이완제 등을 투여하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도수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 방법을 진행하며, 정도에 따라서 신경에 직접 접근해 주사제를 주입하는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같은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신경차단술은 C-arm 영상 장비를 활용해 염증이 생긴 신경 주변 부위에 약물을 주입해서 신경 자극 및 염증 반응을 줄여 통증을 경감시키는 방법입니다. 절개나 전신 마취 과정도 필요 없고 치료 시간도 짧아서 일상으로의 복귀가 용이합니다. 특히 고령의 환자나 만성질환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신경 주변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인 만큼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게 맡겨야 합니다.
척추관협착증은 진행성 질환인 만큼 더 이상 악화되기 전에 치료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평소에 허리를 너무 많이 사용하거나 무거운 것을 나르는 등의 행동은 삼가고 척추 주변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체중 조절 역시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데요. 과체중이라면 체중 조절부터 시작하는 건 어떨까요?